2025년 9월 3주차

마침내 다가온 FOMC, 금리와 환율의 향방은?

2025-09-14

요약

지난주(9월 8일 ~ 9월 12일) 외환시장은 다가올 큰 이벤트를 앞두고 숨을 고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달러 달러/원 환율은 1,390원대 근처에서 큰 움직임 없이 한 주를 마감했어요. 미국의 중요한 물가 지표들이 발표되었지만, 시장의 방향을 바꾸기에는 힘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난주 시장의 주요 이슈들을 하나씩 쉽게 설명드릴게요.

박스권에 갇힌 환율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P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이제 달러가 좀 약해지고 환율도 내려가려나?' 하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예상과 달리 1,390원이라는 선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고 버티는 모습을 보였죠.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숨어있어요.

  • FOMC를 향한 시장의 경계심: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다음 주(9월 15일~19일)에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문이에요. FOMC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회의인데요, 이 회의 결과에 따라 외환시장이 크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관망하는 자세를 취한 거랍니다. 마치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모두가 조용히 기다리는 것과 같아요.
  • 탄탄한 달러 수요 (수급 요인):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바로 '달러를 사려는 힘'이 여전히 강했다는 점이에요.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도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약 3,500억 달러,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려면 당연히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야겠죠? 이런 실제적인 달러 수요가 계속해서 환율을 아래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한 것이랍니다. "어차피 달러는 계속 필요할 거야"라는 심리가 시장에 깔려 있었던 거죠.

물가 지표 혼조세, 시장의 해석은?

지난주 시장의 관심은 온통 미국의 물가 지표에 쏠렸어요. 하지만 결과는 조금 엇갈리게 나왔답니다.

  • 생산자물가(PPI)는 하락: 8월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1% 하락하며, 0.3% 상승을 예상했던 시장에 놀라움을 안겨줬어요. 생산자물가는 기업들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의미해요. 이 비용이 줄었다는 건 인플레이션 압력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어요.
  • 소비자물가(CPI)는 여전: 하지만 8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예상(0.3%)에 거의 부합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특히 3개월 연속 0.3%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압력은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줬죠.

그렇다면 왜 기업의 비용(PPI)은 줄었는데 소비자가 사는 물건값(CPI)은 여전히 높을까요? 이는 미국의 소비 구조와 현재 경기 상황 때문이에요. 미국의 CPI는 상품 가격 외에도 주거비, 의료비 같은 '서비스'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요. 또한, 요즘처럼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 기업들이 원가 부담을 100% 소비자에게 떠넘기기 어려워져요. 수요가 약해지니 가격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는 거죠. 이런 이유로 PPI 하락이 곧바로 CPI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답니다.

주요 통화들의 움직임

달러/원 환율이 조용했던 것과 달리, 다른 주요 통화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조금씩 움직였어요.

  • 달러 인덱스(DXY):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97.614로 소폭 하락하며 2주 연속 약세를 보였어요. 하지만 그 움직임은 매우 제한적이었죠.
  • 엔화(JPY): 달러 대비 엔화는 약세를 보였어요(달러-엔 환율 상승).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사임 발표로 일본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엔화에 부담으로 작용했답니다.
  • 유로화(EUR): 달러 대비 유로화는 소폭 강세를 보였어요. 프랑스 정부 붕괴 소식은 이미 예상된 일이라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달러가 잠시 주춤한 틈을 타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결론적으로 지난주는 FOMC라는 큰 산을 앞두고 시장 참여자들이 숨을 고르며 힘을 비축하는 한 주였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겉으로 보기엔 잔잔했지만, 물밑에서는 탄탄한 달러 수요와 FOMC에 대한 경계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요.

환율 전망

박스권에 갇혀 답답한 흐름을 보였던 달러/원 환율이 드디어 이번 주(9월 15일 ~ 9월 19일) 운명의 갈림길에 섭니다. 시장의 모든 관심과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는 블랙홀, 바로 FOMC가 한국 시간으로 18일(목요일) 새벽에 그 결과를 공개하기 때문이에요.

이번 주는 FOMC가 내놓는 미세한 신호 하나하나에 시장이 격렬하게 반응하며, 지난 한 달 반 동안 이어졌던 1,370원 후반 ~ 1,400원의 박스권을 돌파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금리 인하'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0.25%p 금리를 내릴 것을 거의 100% 확신하고 있어요. 작년 12월 이후 9개월 만에 재개되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죠.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이미 그 너머를 향하고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따로 있답니다.

1. 점도표(Dot Plot): 연준과 시장의 '동상이몽'은 좁혀질까?

이번 FOMC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점도표'입니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이 '미래 금리 지도'가 시장의 기대와 얼마나 가까워질지가 이번 주 환율의 방향을 결정할 거예요.

  • 연준의 지난 생각 (6월 점도표): 올해 말 금리 약 3.9~4.0%, 내년 말 금리 약 3.5% 수준을 예상했어요.
  • 시장의 현재 기대 (FedWatch 등): 올해 말 3.75%(총 3번 인하), 내년 말에는 3.0%까지도 보고 있어요.

보시다시피, 시장은 연준보다 훨씬 더 빠르고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죠. 만약 이번에 공개될 새로운 점도표가 시장의 기대처럼 아래로 내려온다면 달러 약세의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지만,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시장은 크게 실망하며 달러가 오히려 강세로 돌아설 수 있어요.

2. 경제 전망(SEP): 엇갈린 신호 속 연준의 평가는?

연준은 분기마다 미국 경제의 '건강검진표'인 경제 전망 요약(SEP)을 발표해요.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나쁘게 나왔지만, 성장률 자체는 6월에 연준이 비관적으로 전망했던 것보다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에요. 따라서 연준이 실업률 전망치는 올리면서도 성장률 전망은 소폭 상향 조정하는 등, 엇갈린 평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연준이 '경기가 나쁘니 금리를 빨리 내려야 한다'는 확신을 아직 갖지 못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이 또한 중요한 변수랍니다.

1,370원 vs 1,400원, 갈림길에 선 환율

FOMC의 발표 내용에 따라 환율은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시나리오 1: 시장을 안심시키는 '비둘기파' 연준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추가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다면, 달러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고금리'라는 이점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는 달러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져 원/달러 환율에도 강력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거예요. 이 경우, 그동안 단단하게 버텨왔던 1,380원 지지선이 무너지고 1,370원대까지 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2: 여전히 신중한 '매파적' 연준

반대로 연준이 금리는 내리면서도, "아직 물가가 불안하다"는 등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점도표에도 큰 변화가 없다면 시장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뀔 거예요. 이 경우, 실망 매물과 함께 달러는 다시 강세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환율은 1,390원대 위에서 견고한 흐름을 보이다가, 1,400원이라는 상징적인 저항선을 다시 한번 두드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환율의 발목을 잡는 '상수'와 '변수'들

FOMC 외에도 환율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요인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 유럽발 지정학적 리스크: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고, 러시아가 나토(NATO) 회원국인 폴란드 영공을 드론으로 수십 차례 침범하는 등 유럽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어요. 이는 글로벌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를 떠받치는 요인으로, FOMC 결과와 상관없이 환율의 하락을 제한하는 '상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견고한 국내 수급 요인: 지난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외국인이 1조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음에도 환율이 떨어지지 않은 이유를 주목해야 해요. 이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매수, 수입업체들의 결제 수요, 개인 투자자들의 달러 수요 등 '달러를 사려는 힘'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보이지 않는 힘이 환율의 하단을 단단히 지지하고 있어요.
  • 이번 주 주요 이벤트:
    • 17일(수):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CPI)
    • 18일(목): 미국 FOMC 금리 결정 및 경제 전망 발표 (한국시간 새벽 3시)
    • 19일(금):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이번 주는 FOMC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숨 막히는 탐색전이, 결과 발표 이후에는 격렬한 방향성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초 뉴욕 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90원대에서 시작한 만큼, FOMC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히 짙게 깔려있다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관련 뉴스

지난주 주요 일정

이번 주 주요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