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7
지난 주 빅이벤트였던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치가 발표되었고, 그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달러/원 환율은 1,370원대까지 하락했어요. 하지만 주 후반에는 예상치 못했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을 상회하는 수치가 나오자, 시장은 다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 휩싸였고 달러/원 환율은 1,389원대까지 상승했어요.
지난주의 시작은 온통 'CPI'에 대한 기대와 관망세로 가득했어요. CPI 발표 전까지 시장은 숨을 죽였고, 발표 이후에는 환호했죠.
CPI가 만든 훈훈한 분위기는 주 후반까지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목요일(14일)에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꿔놓았어요.
결론적으로 지난주는 두 개의 물가 지표가 시장에 서로 다른 메시지를 던진 한 주였어요.
이처럼 주 초중반에는 CPI가 이끄는 환율 하락 압력이, 주 후반에는 PPI가 촉발한 환율 상승 압력이 잠재된 채로 한 주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여기에 '국내 증시의 수급 불균형'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져, 시장의 방향성은 더욱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에 놓이게 되었네요.
지난주 엇갈린 CPI와 PPI로 등락했던 환율은 이번 주 미국 연준의 잭슨홀 미팅 내용에 따라 그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여요.
이번 주 금요일(22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은 단순한 연설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작년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정책을 조정할 시간이 다가왔다"는 말로 9월 '빅컷' 금리 인하의 서막을 열었죠. 올해도 시장은 그와 같은 명확한 신호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해 미팅의 공식 주제는 '전환기의 노동시장'입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에 큰 충격을 준 만큼, 이 주제는 그 어느 때보다 시의적절하죠. 파월 의장은 두 가지 상충하는 지표 사이에서 어려운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이번 잭슨홀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의장을 물색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사실상 파월 의장의 '마지막 잭슨홀 연설'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정치적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소신과 원칙을 밝히는, 이른바 '레거시(Legacy)'를 위한 발언을 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이는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는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금리 선물 시장은 이미 9월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80% 이상 반영하고 있어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이 기대를 어떻게 바꾸는지가 이번 주 환율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잭슨홀 미팅 전에도 시장을 움직일 이벤트들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한편, 일본은 지난주 발표된 일본의 2분기 GDP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성장'(연율 1.0%)을 기록했어요. 심지어 위축되었을 것으로 봤던 1분기 성장률마저 플러스 성장(0.6%)으로 수정되었죠.
일본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견고하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이르면 10월에 금리 인상을 재개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미국은 금리를 내릴 준비를 하고, 일본은 금리를 올릴 준비를 하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을 지배했어요.
쉽게 말해,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엔화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 것이죠. 이로 인해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달러-엔(USD/JPY) 환율은 이달 초 150.92엔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에서도 달러는 약세를 원하고 일본 엔화는 강세를 원하고 있기에 엔화는 현재보다는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