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주차

미국 고용 쇼크, 달러 약세의 서막일까?

2025-08-03

요약

지난주 1,380원대에서 출발했던 달러/원 환율은 강한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에 유리한 무역 협상 결과 등에 따라 주중 1,405원까지 치솟았어요. 하지만, 주말을 앞두고 발표된 미국 고용보고서 충격에 환율은 다시 1,380원대로 하락했어요. 한 주 동안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주보다 1.04% 오른 98.697로 마감했지만, 상당히 변동성이 컸던 한 주였다고 할 수 있겠네요.

지난주 달러/원 환율 동향

지난주 달러 강세 이유

지난주 금요일 전까지 달러는 꽤 강한 모습을 보였어요. 달러인덱스가 100선을 넘보기도 했는데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 미국의 2분기 GDP 성장세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역시 미국 경제는 튼튼하다'는 인식이 퍼졌어요.
  • 유리한 무역 협상: 한국이나 유럽연합(EU), 일본과의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이는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어 달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죠. 예를 들어, EU가 미국산 에너지와 군사 장비를 대규모로 구매하기로 한 점이 부각되면서 유로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고, 이는 달러 강세로 이어졌어요.

지난주 달러 인덱스 동향 (출처: CNBC)

시장을 뒤흔든 '고용 쇼크'와 달러의 급락

하지만 금요일에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시장의 분위기를 180도 바꿔놓았습니다.

  •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고용: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7만 3천 명 증가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11만 명)를 크게 밑돌았어요.
  • 과거 수치까지 대폭 하향: 더 큰 충격은 5월과 6월의 고용 수치도 크게 낮춰 잡았다는 점이에요. 두 달간 사라진 일자리 수만 25만 8천 개에 달했죠. 이는 미국 고용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식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였어요.

왜 고용지표가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까요?

고용은 한 나라 경제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예요. 고용이 둔화된다는 것은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거든요. 이렇게 경제가 둔화될 조짐이 보이면 중앙은행(미국 연준)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져요. 금리가 낮아지면 해당 국가 통화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달러를 팔고 다른 통화를 사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게 된답니다.

실제로 이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에 금리를 0.5%p나 내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어요.

주요 통화별 움직임

달러가 급격히 움직이면서 다른 주요 통화들도 큰 변동성을 보였어요.

  • 달러-엔 환율: 주 초반 151엔 선을 넘보며 달러 강세, 엔화 약세 흐름을 보이다가 미국 고용지표 발표 직후 수직으로 하락해 147엔대로 마감했어요. 엔화 가치가 한순간에 크게 오른 거죠.
  • 유로-달러 환율: 주 초반에는 미국과의 불리한 무역 협상 우려로 유로가 약세를 보이며 1.14달러 선까지 밀렸어요. 하지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자 빠르게 반등하며 1.15달러 후반까지 낙폭을 만회했답니다.
  • 달러-원 환율: 주 초반 강달러 분위기와 한미 무역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관세 경쟁력 약화 등 우려가 겹치며 1,300원 후반대까지 상승(원화 약세)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달러 약세를 부추긴 다른 요인들

고용 쇼크 외에도 달러 약세를 부추긴 요인들이 더 있었어요.

  • 부진한 제조업 지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5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였어요. 고용에 이어 제조업까지 부진하다는 소식은 미국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습니다.
  • 연준 이사의 갑작스러운 사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지지해 온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사임 소식도 달러에 악재로 작용했어요.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었죠.
  •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과 러시아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이 스위스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제 정세 불안도 안전자산인 엔화나 스위스프랑의 가치를 일시적으로 높이고 달러에는 부담을 주었습니다.

지난주는 이처럼 주 초반의 기대감이 주 후반의 우려로 완전히 뒤바뀌는 드라마틱한 한 주였네요. 특히 금요일 하루 동안의 움직임이 시장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환율 전망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주는 달러가 전반적으로 힘을 쓰기 어려운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여요. 지난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게 나오면서, 강세를 보이던 달러의 방향이 아래쪽으로 꺾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에요.

  • 달러-원 환율, 일단 하락 출발 예상돼요: 지난주 1,400원을 넘보던 원-달러 환율은 주말 사이 역외 시장(NDF)에서 1,38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어요. 이를 고려하면 이번 주 서울 외환시장은 1,380원대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요. 일단 지난주보다는 낮은 레벨에서 움직임이 시작되는 거죠.
  • 하지만, 하락세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해요: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를 계속 팔아도 될까?' 하는 고민에 빠져있어요. 고용지표 하나만으로 달러의 하락 추세가 굳어졌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만만치 않거든요. 따라서 1,380원대에서는 환율의 하락을 막으려는 힘(결제수요 등)도 강하게 나타날 수 있어요.

한미 관세 협상이 환율에 미칠 영향

이번 협상은 우리나라 수출 환경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용을 자세히 뜯어볼 필요가 있어요.

긍정적인 점: 주력 품목 관세 인하

가장 다행인 점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가 25%에서 15%로 10%p 인하되었다는 점이에요.

  • 자동차, 기계, 전자기기 등 핵심 품목 수혜: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1~3위 품목인 자동차, 기계, 전자기기가 모두 관세 인하 혜택을 받게 됐어요. 이는 해당 산업의 수출 경쟁력에 숨통을 틔워주는 요인으로, 달러 공급(수출 대금 유입)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예요.

우려되는 점: 여전히 남은 과제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일러요. 몇 가지 우려 사항이 남아있기 때문이죠.

  • 철강 관세는 그대로(50%): 철강 및 비철금속은 관세 인하에서 제외되었어요. 이들 품목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지만, 자동차 등의 압도적인 비중에 비하면 전체 달러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요.
  • 보호무역주의의 높은 파도: 더 큰 문제는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다른 보호무역 조치들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에요. 올해 7월까지만 해도 자동차 품목에 발효된 해로운 무역 조치가 114건으로, 과거 5년 평균(36.4건)의 3배가 넘어요.
  • 강도가 달라진 무역 장벽: 과거에는 보조금 등 간접적인 방식이 많았다면, 올해는 '수입 관세'라는 직접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시행되었어요. 이 때문에 실제로 올해 상반기 자동차 수출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나 감소하기도 했죠.

결론적으로, 하반기 수출 환경은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요. 15% 관세가 적용되면 상반기보다는 분명 상황이 낫기 때문이죠. 이것이 하반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와 맞물린다면,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이번 주 환율의 방향을 결정할 3가지 핵심 변수

이번 주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튈지 가늠하려면 아래 세 가지 포인트를 주목해야 해요.

1. 추가적인 '약달러 모멘텀'이 나올까?

시장은 미국 경제가 정말로 둔화되고 있는지 확인할 추가적인 증거, 즉 '약달러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어요.

  • 미국 경제지표가 중요해요: 이번 주에는 미국의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돼요. 지난주 제조업 지표가 부진했던 만큼, 미국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지표마저 나쁘게 나온다면 달러 약세 분위기는 더욱 짙어질 거예요.
  • 연준 인사들의 발언에 귀 기울여야 해요: 리사 쿡, 수전 콜린스 등 여러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어요. 이들이 고용 쇼크를 어떻게 평가하고,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해 어떤 힌트를 주는지에 따라 시장이 크게 움직일 수 있어요.
  • 미국 정치 상황도 변수예요: 고용지표 발표 직후 노동통계국장이 해임된 점은 통계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어요. 또한, 연준 이사의 빈자리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임명될 수 있다는 점도 연준의 독립성 논란과 함께 달러에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인이랍니다.

2. 다시 고개 드는 지정학적 리스크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다시 험악해지고 있어요.

  • 핵 잠수함 배치와 관세 위협: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 위협' 발언에 맞서 핵잠수함 배치를 지시하고, 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가혹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어요.
  • '리스크 오프'와 달러의 관계: 이처럼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주식 등)을 팔고 안전자산으로 몰려드는 경향이 있어요. 이를 '리스크 오프(Risk-off)'라고 하는데요, 보통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 오히려 달러 가치가 오를 수도 있어요. 이는 고용지표로 인한 달러 약세 압력과 서로 부딪히며 환율의 방향성을 안갯속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3. 무역협상 후폭풍과 국내 증시의 반응

최근 마무리된 한미 관세 협상의 여파도 국내 외환시장에 계속 영향을 줄 거예요.

  • 협상의 득실을 따지는 시장: 겉으로는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시장은 협상의 세부 내용을 뜯어보며 실익을 계산하고 있어요. 특히 쌀 시장 개방을 둘러싼 양국의 미묘한 입장 차이 등이 시장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죠.
  • 증시가 흔들리면 환율도 올라요: 지난주 관세 협상과 세법 개정안 이슈가 겹치며 코스피 지수가 3,119선까지 급락했어요. 이렇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팔고 나가면, 원화를 달러로 바꿔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요인이 돼요. 이번 주에도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달러-원 환율의 하단을 단단하게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 주요 이벤트

  • 5일 (화)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회의록 공개: 최근 관세협상 이후 일본의 경기 판단과 통화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어요.
  • 6일 (수) 미국연준 위원 연설 (쿡, 콜린스, 데일리): 고용 쇼크 이후 연준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예요.
  • 7일 (목) 한국 6월 국제수지경상수지: 흑자/적자 여부는 원화 가치에 중요한 변수예요.

이번 주는 지난주 '고용 쇼크'라는 큰 파도를 시장이 어떻게 소화하는지 지켜보는 한 주가 될 거예요. 달러 약세가 대세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 다시 반등의 기회를 찾을지, 위에 말씀드린 핵심 변수들을 잘 살펴보며 대응해야겠습니다.

주요 통화 전망

이번 주 주요 통화별 환율 예상 범위는 다음과 같아요.

  • 달러/원: 1,370~1,400원
  • 유로/원: 1,600원 ~ 1,630원
  • 엔/원: 930원 ~ 955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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